돼지 족발 두 팩 /인보/ 2022.1012
펜션의 밤은 호사가 가득하다
돼지족발 두 팩이 들어 왔다
냉장고를 믿지 말라는 선현의 말
귀에 담을 수 없어
식탐은 산더미처럼 쌓아 구름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밤새 안녕하고 아침 식사는 또 허겁지겁
내 앞으로 끌어모으는 근성이 발동
점심때 진수성찬에 식 욕심 어디 가랴
내 본성
욕망을 마음껏 쌓였다
아닌 걸
드디어 내 죄를 취조해 급하게
화장실에서 조서를 쓰고
먹은 욕망을 강물처럼 흘려보냈다
조서는 미진했나 봐 또 취조한다
청송 휴게소에서 실토해 어느 정도
용서한 듯 집까지 무사히 왔다
아니다
조서를 훑어보니 미진한 것이 더 있어
한 점 남김없이 쏟아내라 다그친다
그래그래 좋다 궁둥이를 까발리고
뼛속까지 들어내 시원하게 고했다
돼지족발에 조서라는 촉매가
내게 달려 붙어 식탐에 대한
죗값을 치르도록 한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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