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추사체

인보 2022. 10. 28. 18:08

      추사체/인보/ 2022.10.28 강직한 성격처럼 한겨울 추위를 몸에 두르고 덜덜 떨면서 아닌 척 꼿꼿한 자세로 붓을 잡는다 추사체로 쓴 歲寒 베인 묵향 하늘 치솟고 백로 한 마리 창공을 선회하다 추운 바람 맞아 얼지언정 한사코 푸름만을 움켜쥔 소나무에 앉는다 부들부들 떨면서 밖을 걸을 수 있어도 추사체의 몸자세 또는 운필은 가당찮다 내 허방을 비워낸다는 것 쉽지 않아 그 언저리만 배회한다 갈고 닦고 진한 먹물 묵향으로 그윽해 허튼 생각을 비워낼 때 추사체는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진한 묵향이 찬 공기를 제압하리라

'자작글-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의 꼬리 길면 밟힌다  (0) 2022.10.29
황새 한 마리  (0) 2022.10.28
택시 요금 계기판  (0) 2022.10.28
가을  (0) 2022.10.28
늦잠의 맛  (0) 202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