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할일 없음

인보 2022. 11. 11. 17:29


할 일 없음/인보/2022.11.11

무계획
날이 새면 밥 먹고 공원 돌고
자판기 두드리고 TV 보고 
화분 들여다보고 거실 빙빙 돌고
무위 고를 삭이느라 
하루가 허무하게 느낀다

여기 공짜 구경 있다 우르르
저기 무료 급식 있다 와르르
감나무 밑에 감 떨어지도록 
입만 벌려 기다리는 꼴 
이게 고통이다 
버럭버럭 아프지 않으니

그 무리 세월의 독침에 
버틸 수 없어 먼저 떠났다
남은 자리가 공허하게 느낀다

꽃은 피고 지는 것
세월은 오고 가는 것
기다리는 자엔 오고 
버리는 자엔 가는 것

직전의 일이 신변을 위하는 일이라면
직후의 일은 신이 앞에서 이끌지 몰라
아무도 예상 못 할 일 닥치지 말고
할 일 없는 손에 볼펜이 안기면 
낙서라도 실컷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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