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순환도로를 달리다/인보/ 2022.11.10
늦가을 오후는 느긋하다
도로 양편 울긋불긋 차림
아가씨 손 흔들어 맞는다
가을 산을 즐기려는
젊은 남녀들 무리 지어
아가씨가 아가씨를
마주하여 좋아한다
단풍에 젖은 바퀴는
울긋불긋한 궤적을 그린다
온 산천이 거나하게 취해
이들 거친 바람도 붉어
콧바람과 섞여
이골 저 골을 훑는다
가을 뒤꽁무니를 겨울이
물가라 다그친다
술 깨면 가겠노라
한사코 버틴다
여유로운 늦가을 오후
팔공산 순환도로는
마지막 단풍 즐기려는 차들
모두 단풍에 젖어 돌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