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미늘 하나

인보 2022. 11. 8. 08:50

미늘 하나/인보/  2022.11.8

유년은 손톱마다 *생채기가
괴롭힌다
호미 낫 지게가 우르르 몰려와
온몸에 찰싹 붙으니까

냉방 얇은 포대기
야전군 훈련보다 쓰리다
가장 생동하는 글자
‘가르칠교’를
품었으니 견뎌 나갔다

생의 대평원을 달리는 활동기 
파도 없는 대해를 항해 좋았다

명패를 반납한 이 자리
시어로 도배한다
시 한 편 편집한 장마다 **미늘이
깊숙이 박혀 굳이 빠져나가려 
파닥거리지 않았다

더 깊숙이 미늘이 박힐수록
생채기는 흔적 없고 
문장은 익어
은유의 꽃 필 날을 기다린다

*손톱에 나는 작은 상처
** 낚시 끝 안쪽에 있는 고기가 물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뾰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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