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인보/2022.11.11
어쩌다가 가난한 외딴집에서
태어났다
여기 대대로 이어 온 구절초 마을
또래들 훌훌 털고 도시로 해변으로
크게 성공하지도 못하고 밥 먹을 정도
여기 뿌리 내려 굳어만 간다
한창 꽃향기 품길 때야
매파는 줄줄이 잇고
세상 부러운 것 없어
주가는 상장을 치고
정상을 올랐으면 하산해야지
꽃은 시들어가고
매파는 발이 끊기고
은근히 걱정되고 그때 그만
허락했더라면 후회한다
까짓것 혼자 살 수 있어
벌 나비 찾아올 얼간이 있겠나
적막한 밤
형광등이 깜박깜박 눈물 흘린다
괜찮아
독신주의 꽃들아 당당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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