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발톱

호당의 작품들 2023. 1. 7. 11:21

발톱/인보/ 2023.1.7 양말을 신거나 운동화를 신으면 발톱은 예리한 몸짓으로 아니 칼날 같은 이빨 내밀어 물어뜯는다 하기야 저들도 감옥에 갇힌 듯 얼마나 답답하겠나 몰래몰래 날 세워 양말을 뚫어 발가락이 빠끔히 내다보며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불평한다 심지어 운동화 옆구리를 한사코 저항하다 신발 벗어 대청에 오르면 휴! 살았다는 듯 가슴 펴 길게 눕는 시늉 한다 맨발일 때 가장 자유롭다고 바깥과 내통할 수 있다고 좋아하지만 주인은 양말에 운동화를 신고 외출한다 주인 따라가면서 불평 사방으로 조여 온다고 감옥도 이런 감옥 있냐고 좀 넓어 뻗을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 불평과 불만을 먹고 자란 발톱이 나를 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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