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인보/ 2023.1.7
양말을 신거나 운동화를 신으면
발톱은 예리한 몸짓으로
아니 칼날 같은 이빨 내밀어 물어뜯는다
하기야
저들도 감옥에 갇힌 듯
얼마나 답답하겠나
몰래몰래 날 세워 양말을 뚫어
발가락이 빠끔히 내다보며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불평한다
심지어 운동화 옆구리를
한사코 저항하다
신발 벗어 대청에 오르면
휴! 살았다는 듯 가슴 펴
길게 눕는 시늉 한다
맨발일 때 가장 자유롭다고
바깥과 내통할 수 있다고 좋아하지만
주인은 양말에 운동화를 신고 외출한다
주인 따라가면서 불평
사방으로 조여 온다고 감옥도 이런 감옥 있냐고
좀 넓어 뻗을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
불평과 불만을 먹고 자란 발톱이 나를 흘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