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보폭

호당의 작품들 2023. 4. 3. 15:28



보폭/인보;   2023.4.3

벽걸이 시계 건전지가 
다해갈수록
시간이 느려지는 것처럼
내 보폭이 좁고 느리다

한때 시 산맥에 앉은 황새
뒷덜미 따라잡겠다는 마음으로
펄쩍펄쩍 뛰고 달리고 했으나
어림도 없다

호롱불 바람에 
꺼지지 않으면 된다 
심지 돋으려고 생각한다

내 보폭과 템포는 
아다지오 안단테만 돼도
과욕이라고 나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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