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은행 창구에서

호당의 작품들 2023. 10. 6. 10:41

은행 창구에서 /호당/ 2023.10.6

연금 수령하는 날은 
내 목줄이 길어지는 날

이체하려 ATM 입에 
밀어 넣었더니 토해낸다
한 번 두 번 세 번 
통장 갱신하면 될 것이라 믿어
기다렸다
창구는 손님과 꼼꼼히 처리하느라
시간과는 무관하다

패용 佩用한 명패는 대리 보였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백수와 
눈길이 닿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휠체어를 끌어다 병원에 밀어 넣고
오는 터라 가슴 졸이는 시간
이 한마디 
그렇게 반가울 수가

누구의 도움 받는 일 과
내가 도와주는 일은 
모두 
새 옷 갈아입는 기분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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