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당나귀 판에

호당의 작품들 2023. 10. 12. 11:42

당나귀 판에/ 호당/2023.10.9

당나귀 가문에 고삐 거머쥔 줸장
뒷발질 차이지 않고 찰싹 붙어
내 안장이 우뚝하다 한다
서열은 무순이 좋아
나이를
흥! 고리타분한 고어 古語다
포근한 안장에서 고무풍선 둥둥
띄워 사임당 풀풀 날리는 것이야
한 해, 또 한 해,
허풍과 진풍이 뒤범벅돼도
만나야 할 지점 돌아왔다
늙은 당나귀 절뚝절뚝
박 바가지 바스러지는 소리
아야 아야
당나귀 판에 노새도 말도 
한 굿판을 함께 할 수 없는
그리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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