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호당/ 2023.11.25
낮엔 빈 둥지만 밤에 돌아온
뻐꾸기는 쿨쿨
어둠만 끌어안은 고독한 여인이 된다
아무 곳이나 낚싯대 드리우고
배회하는 껄덕지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순도 99 황금빛에 쏘일 때
미늘에 걸린 고독 여인에
연정의 빛을 발하고 있지 않는가
출구를 찾은 그녀는 모루 위
벌겋게 달은 무쇠가 되었다
정에 맞고 망치에 맞을수록
불똥 튀며 강도는 허물어지고 만다
내연이란 낱말을 알아차리자
쇠붙이는 찬물에 피시시 식는
소리 내며 식어가 한심한
단어임을 알아차린다
그간 우린 불순물은 섞이지 않았어
찬물 속에서 거품 토하며 식고 만다
원소로 돌아간 그녀 잠시 내연은
즐거웠다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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