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들을 놓다/호당/ 2024.2.10
근 30여 년을 운전한 나
그간 행복했다
고요한 바다만 운행할 수만 있겠나
폭풍과 큰 파고는 시련으로
생각한다
늦게까지 헨들 잡은 나
내자와의 호사다
마음먹은 데로 함께 가는 곳마다
꽃을 피워 향기를 즐겼다
불쑥
운전 그만하시라고
퉁명스러운 음파가 귀청을 친다
몇 분 후
키이 주세요
남의 차 몰고 사고치고
거들먹거렸는데
갑자기 뒤통수 맞은 듯
설날 떡국 그릇 깨어진 듯
어이없어 묵묵부답 반환했다
내 몸 어는 부분 잃은 기분에
행복 하나 떠났다
올해 말로 면허 시한
나도 생각 중인데
잘 부리고 섭섭한 뒤쪽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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