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처방 받는 날

인보 2024. 5. 1. 10:09

 
처방받는 날 /호당/ 2024.4.30

오늘 오후는 마음 무겁다
같은 말이 나오면 
같은 대답을 보내고 나면
공허하게 느낀다

시내버스는 내 자가용이다
목적지 근처에서 하차하는 것이
상례다
더 걸어야 할 거리는 
운동이라 여기면 가벼워진다

의사 앞에 앉으면 언제나
같은 열매를 내민다
낙과한 것 주섬주섬 담아온다
낙과는 가벼워지지 않아
우울하다

간호사의 방긋한 입술에
하얀 미소가 마음 가벼워진다
비닐봉투를 준다
작은 배려엔 
내 허리는 굽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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