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호당/ 2024.7.17
내가 지향하는
저 먼 곳으로 가야 한다
어항을 벗어 낯선 곳은
어리바리 눈이 휘둥그레진다
익숙해져 눈 치켜뜨고
악바리가 되도록
산골길 벗어
신작로가 펼쳐지는 들판으로
왁자지껄한 어휘 속을 뚫고
KTX가 달리는
궤도에 몸을 실어야 한다
나는 간다
봄날이 가기 전에
이국의 들판에서 낯선 언어는
번역기로 소통해 즐긴다
익숙해진 들판
죽순처럼 다닥다닥 주거 밀림이
거북해진다
피톤치드가 짙은 곳은
봄날이 더디게 저문다
수구초심은 맨 나중에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