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스테플

인보 2024. 8. 10. 10:43

스테플 (Staple)  2024.8.10

그토록 구하고자 한 시집
절판된 지 20여 년
집요하게 찾으려 한 
내가 어리석을까

원본은 없고 
탁본처럼 박힌 시집을 
딸애가 내 간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얼마나 책장을 넘겼는지 
제본은 떨어져 낱장이 
갈기갈기 흩어져나간다
반창고로 터진 둑처럼 
막았지만 역부족이다

스테플*을 망치로 쳐서 
고정했더니
떨어져 나간 시 편편이 묶여 
정돈되었다
제각각 흩어진 마음도
스테플로 고정하면 
흐트러진 우리 마음을
한데 묶을 수 있을까


*U자 못. 꺾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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