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다실 것 없다/호당/ 2024.8.14
반월당 지하도에 들어가면
어리둥절해진다
어리벙 거리며 대충 짐작이
적중해 찾았다
팀파니 밥상
오늘따라
입맛 다실 거리가 없어
점심이 낙제점을 찍는다
미도다향 주인 화색만큼
만남이 꽃 피면 좋을 걸
고정 테이프를 재생하니
앞장서 말릴 사람 없어
마음 놓고 펼친다
그렇다고 나는
화제 방향 뒤틀어
끌어올릴 재간도 없다
타인의 문장을 싹득 끊고
제 문장으로 잇는 자
타인의 혓소리를 듣지 않는
난청이 되어버린 자들
제 몸만 닦으려 남 먼저
‘가자’일어서면 막 내린다
오늘 점심 맛처럼
입맛 다실 것 없어 그만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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