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을 산행하며 2005.7.11
호 당
숲이 내뿜는 숨을
어머님의 젖가슴인양
두더지처럼 파고들었다
삶의 흐름 속에 고였던
노폐물이
숲속을 헤집고 들어 갈수록
깊은 곳까지
정화조에서 소용돌이친다.
화해와 용서 후회와 회한
이런 것 들이 서로 뒤엉켜
교차되어
한 순간
막혔던 하수구가 뻥 뚫어
콸콸 흘러내린 다음
맑은 물로 잔잔히 흐른다.
뻐꾹새 한 쌍 정답게 날고
휘파람새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
구멍 뚫린 푸른 천장에서
찬란한 햇빛 한줄기에
맑은 바람 싣고
모두 한데 어울려
신선한 청량제가 되었으니
맘껏 마시고
하얀 백짓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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