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전요원(공익요원)
호 당 2006.7.16
어항에 놀고 있는 금붕어
어항을 돌고 돌아도
새로운 사랑이라 느끼며
살고 있지만
지하철 공익요원은
금붕어의 사랑도 모르고
안전을 책임진 구역만
순시하고 순시할 뿐.
새장에서
탈출하려고 몸부림치는
금방 잡혀온
참새처럼 보이지만
어엿한 의무 수행으로
내게 정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뿐이다.
대화는 없다
전동차 굴러오는 금속성의 진동에
나를 인식하고
왁자지껄 쏟아지는 언어들
한차례
휩쓸어 실어간 전동차의
꽁무니만 바라보다가
전동차가 떠난 궤도위엔
허무와 허탈과 안도만 내려앉는다.
안전을 책임지고
왔다 갔다 되돌아도
말 한마디 걸어오는 이 없어도
반기는 이 없어도
다음 전동차를 기다리는
안전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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