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인보 2007. 10. 7. 06:27

밖으로 나가야 한다
  호 당 2007.10.7
당신과 같이 있을 땐
맑은 강물이었지만
지금은 메마른 논바닥
자식 며느리 손자들 
효성 다하고 있지만 
눈치만 살아
몸을 움츠린다
날이 밝자 
일찍 나가버린 자식 손자
백수도 밖으로 나가자
복지관을 여는 날은 
그나마 
수월하게 지내지만 
하루 일을 문 닫으면 
남은 시간을 
동네 정자에서 
어둠을 두르고 
설움을 감추고 들어간다
어떤 날은 
며느리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눈총을 받는 것 같아
등골에 땀이 스민다
어떤 날은 
어둠을 바르고 들어갔으나
더 어두워 불을 밝혔지만 
몸에 스며든 어둠은 
밝히지 못해
TV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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