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호당 2008.6.9
철없던 풀꽃 시절
늙어버린 시간 속에서 헤맨다
그물망에 걸렸다
놓쳐버린 물고기였다
탐스런 찔레 순이었다
한창 물오른 찔레순은
푸른
이파리 날리고 있었지만
비켜간 인연
문득
신기루처럼 떠오르다 사라진다
흘러가는 물에
유영하는 물이끼처럼
머리카락 날리던 모습과
하이힐의 미끈한 다리가 밉다
나의 흰 눈 날리는 머리카락에
찔레순의
물이끼가 헤엄치고 있어서일까!
그녀를 만났던 그곳을 지나치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은
찔레 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못 버리는 망상(妄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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