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주정(酒酊) 호 당 2009.1.17 고해로 엮은 책 멍든 한쪽을 찢어버리려 찢고 찢다 보면 끝내 하얀 길 곧은길이 흐려 구불구불해 집니다 비틀거리는 불빛 아래 고르지 못한 우짖는 새 한 마리는 몽롱한 우물 속에서 날개 허우적거립니다 술 향기가 사라진 식탁 위는 새하얀 백지를 깔고 허무와 후회만 차려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