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호 당 2009.9.14
찻잔의 향도 사라지고
싸늘하게 식었다
너의 그림자만 찻잔에
얼른거리다가
문구멍으로 들어온
햇살에 녹는다
번연히 알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
오늘도
너의 환상이 신기루처럼
얼른거리다 사라진다
눈 위를 걷는 뽀드득 소리가
찻잔에 내려
마실 수 없구나!
무심한 시간 속으로 잠긴
가슴 알이
기다리다 지쳐버린
해바라기여!
뼈대만 남은 나뭇가지에서
울음 삼킨 박새는
종일토록 기다린다
어둠 몰고 오는 파도
밀려오더라도
까치 소리 들릴까 봐
귀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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