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문 창살

인보 2010. 1. 12. 11:57


문 창살  
호 당  2010.1.11
분 냄새 짙은
매끈한 낯바닥과 
맞서다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나 
어리둥절할 사이 
갑자기 잠에 깨어 어스름할 사이 
주장을 
문 창살 얼개로 꿰뚫지 못하고
비뚤비뚤한 미로로 빠졌다
평생 일군 얼개가 허물어
주저앉은 듯하다 
똑같은 물건이 뒤섞여
오뚝한 콧날 새운
팽팽한 낯바닥은 
사냥개처럼 킁킁거리며
후각으로 분별하려는 
사악한 재주에 
그만 맥없이 물러 서버렸다
평생 달군 쇠붙이가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꽉 물린 문 창살을 
새롭게 짜 맞춰야겠다.

'자작글-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울  (0) 2010.01.13
겨울 아침  (0) 2010.01.12
꽃은 아름답다  (0) 2010.01.12
노점 과일 장수  (0) 2010.01.08
싸늘한 방  (0) 2010.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