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묵향이 더 진했다 호 당 2010.2.15 전국적으로 큰길이 몸살을 치른 다음이다 늙어버린 보호수처럼 대접받는 이곳에 잘 발효된 묵향이 더 진하다 평소보다 더 엉켜 불꽃처럼 밝다 시린 세월 건너는 동안 늙어버린 목청이 오늘은 맑다 덕담 실은 날개가 나는 사이 웃음꽃이 피었다 파리해진 이파리가 비 맞은 듯 생기 찾아 서로 맞잡고 문지른다 묵은 시간이 쌓인 등짐에서 웃음보따리를 풀어헤치고 손에든 커피 향보다 진한 묵향이 더 그윽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