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흘려버린 나뭇잎
호 당 2010.8.16
긴 담뱃대에서
그가 빨아올린 연기가
곧장 맥없이 흩어진다
힘 실어 빨아올린
연기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도 맥없다니
긴 겨울밤
얕은 잠에 지새우기 힘겹다
그래도 눈뜨면
얕은 고개라도 넘으려는
희망은 지울 수 없다
낮은 언덕에 올라
멀리 바라보는 망지기로
들판을 휘젓는 망나니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에
마음 뻗어보았지만
담배연기처럼 되었다
양주는 오래 묵을수록
명주로 익는데
단단했던 인생은
묵을수록 푸석돌이 되는가
희미한 담배연기가
나를 덮는다.
멀리 흘려버린
나뭇잎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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