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호박덩굴

인보 2010. 8. 18. 16:54

      호박 덩굴 호 당 2010.8.18 한창 꽃피울 때 뭇 호박벌의 사랑을 받아 발정기의 절정을 이루었지 지금 땀방울 흘리며 불임의 가슴 움켜잡고 한낮에 기를 못 펴 처진 몸으로 헉헉거린다 헛꽃이라도 피워 호박벌을 꾀고 싶지만 달거리 끊긴 지 한참 맥없이 처진 몸 이러다가 생의 밑뿌리를 일깨우지 못할까 두렵다 찬바람 불고 생기 다시 찾을 때면 잉태의 실핏줄 퍼져 생명의 근원을 열어두면 호박벌이 찾을 것이다 그때까지 시련을 이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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