把溪寺
호 당 2010.9.30
파계사 가는
오르막길을 걷는다
나를
뒤돌아보면 평탄보다
오르막이 많았지
그래도
약수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회전의자에서
편히 쉴 때도 있었지
울창한 숲을 감싸는 겉흙을
샅샅이 뒤져 놓았네
설마 부정으로 얽힌
뿌리 있겠나
나
까발려 봐야 검은 점
숨긴 것 없지
숲이 뿜어낸 침묵은 신선하다
누구 앞에 목청 돋워
떠벌려보지 못했네
침묵은 금이라더라
새 한 마리가
조립대를 스치고 사라져버리네
잠시 머물었던 이승처럼
영원히
수신될 수 없는 음향처럼
아니
만날 수 없는 영혼처럼
진동루 거쳐 반야심경
독경이 정적을 깨고
쏟아진다
가슴을 적신다
깨어라, 베풀어라
자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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