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파계사

인보 2010. 9. 30. 16:40

      把溪寺 호 당 2010.9.30 파계사 가는 오르막길을 걷는다 나를 뒤돌아보면 평탄보다 오르막이 많았지 그래도 약수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회전의자에서 편히 쉴 때도 있었지 울창한 숲을 감싸는 겉흙을 샅샅이 뒤져 놓았네 설마 부정으로 얽힌 뿌리 있겠나 나 까발려 봐야 검은 점 숨긴 것 없지 숲이 뿜어낸 침묵은 신선하다 누구 앞에 목청 돋워 떠벌려보지 못했네 침묵은 금이라더라 새 한 마리가 조립대를 스치고 사라져버리네 잠시 머물었던 이승처럼 영원히 수신될 수 없는 음향처럼 아니 만날 수 없는 영혼처럼 진동루 거쳐 반야심경 독경이 정적을 깨고 쏟아진다 가슴을 적신다 깨어라, 베풀어라 자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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