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어둠의 골목길

인보 2010. 11. 4. 07:20

어둠의 골목길
호 당  2010.11.3
도깨비의 희열을 태운 야행夜行관광버스에 
칸막이하려는 자의 고통이 괴롭다
고막을 찢으려는 고주파 음과
눈동자를 피곤케 하는 조명이
비틀어진 어둠의 골목으로 이끈다
골목으로 기어들수록 가슴 답답해져서 
창밖으로 쏟아버리려 해도
역시 차창 밖은 답답한 암흑의 공간
이따금 
헤드라이트*가 반딧불이 되어 사라진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칸막이 저쪽 이들이야 관심 밖이지만 
나는 
캄캄한 굴을 헤매는 것 같다
멀리 전등이 별처럼 총총히 박아놓아 
어느 도시인가 짐작 된다
가까이 스쳐도 
가늠하기 어려운 간판만 스친다
칸막이에 뚫린 구멍으로 도깨비의 
눈동자가 깜박거린다
한사코 구멍을 틀어막아도 소용없다 
한발 나아가 몸짓으로 깜박인다
어둠을 몰아내는 새벽이 달려오자
도깨비는 그만 사라진다
직시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긴 골목길이 환하게 밝아진다.
주:헤드라이트 head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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