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호 당 2010.11.3
하늘은 파랗게 높다
대둔산 섶에서 바라본다
등을 메고 얼굴을 파묻고
기어오르는 개미떼의 행렬이다
옥황상제의 부름으로
천당의 계단을 오른다면
힘들지 않을 걸
왕개미의 총애라도
받을 것으로 믿는 개미떼다
다발로 붕 떠서
더 높은 곳에 내려놓는다
여기서부터 각축전이다
앞만 바라보고 오르는 개미
느긋하게 시야만 굴리는 개미
허공을 가르는 출렁다리 거쳐
하늘을 걸친 구름사다리를 거쳐
왕개미를 차지하려는 길이 험하다
아찔하다
지옥 가는 낭떠러지가 이럴까
왕개미가 머문 곳인가
굽어 아래 펼쳐진 풍경엔
개미 눈동자가 바쁘다
멀리 높고 낮은 파도가 밀려온다
울긋불긋한 여인의 교태다
하나 놓칠 수 없는 시야
그러나
그곳 왕개미는 없고
일개미들만 우글거린다
더 선을 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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