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팔공산
호 당 2010.11.2
팔공산이 부른다
곱게 차려입은 그는
우아한 귀부인 같다
한철을 봐달라는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수 없겠네
단번에 차를 몰고 간다
가을 오후 햇살이
붉은 연정을 쏟아
잉겅불처럼 이글거려
지체할 수 없었는지
그녀의
온몸을 어루만진다
해님의 열 손가락으로
사랑의 기교를 부렸는지
자국마다 지문으로 찬란하다
빨갛게 노랗게 각가지의 교성이
들린다
해님의 조화여
팔공산 허리를 감은
허리띠는 구불구불한데
그 위에 울긋불긋한 전단은
사랑의 속삭임으로 가득하다
부름에 뛰쳐나온 차량행렬
사랑 싣고 사랑받고
감탄과 희열로
팔공산을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