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찬바람

인보 2010. 11. 1. 22:52
    
    

        찬바람 호 당 2010.11.1 암흑의 밤거리를 거쳐 불어온 찬바람에 동짓달 구멍 뚫린 문풍지는 벌벌 떤다 긴 밤 토막잠을 문풍지 떠는소리가 난도질해버렸다 문풍지를 통과하는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 닥치는 대로 핥는 파리 주둥아리처럼 길거리를 헤매던 영혼의 소맷자락이라든가 콧구멍 진드기를 핥거나 수채 구덩이의 살갗을 스쳤다가 마지막 내 차례였던가 문풍지를 거친 찬바람이 흘기는 눈총이 날카로워 삶의 옆구리를 찌르더니 방바닥의 온기를 삼켜버리고 영혼의 눈꺼풀을 오돌오돌 떨게 한다 차단한 두꺼운 장막을 힘 빼앗아버린다 찬바람의 통로에 올가미라도 놓아야겠다 쥐구멍으로 새는 찬바람 하나로 천방川防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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