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계사 찾던 날
호 당 2011.2.8
사정없이 내리쬔다
주말 도로는 막힌 하수구에서
물 흐르듯 한다
들끓는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진입로에 들어선다
오래 묵은 굴참나무 등
활엽수의 그늘로 이어진다
길섶에 늘어앉은 아낙네들
올망졸망한 자루에서
막 토해낼 듯한
입 벌리고 있는 것들이랑
산채들
각종 먹을거리 차리고
채근한다
생존경쟁이 저런 것일까
도로에서부터 답답하던 것이
여기서도 체증이 날 것 같다
그늘도 소용없다
일주문을 들렸으니 자비의 세계다
내 변비증 같은 마음이
解憂所에서나 씻을까
눈 부릅뜬 수문장 사천왕이
통과시켜준다
확 트인 대웅전 뜰 안은
목탁과 불경 소리로 가득하다
부처님의 미소에
막힌 하수구가 뚫린 기분이다
참배하고 나오니 변비증이 사라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