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빨래

인보 2011. 3. 15. 13:25


빨래
호 당  2011.3.15
짓 묽고 때 묻은 옷은 
겉만 허술하랴?
사람으로 
땟물 끼인 자야 어떠하랴?
몸속의 찌든 얼룩을 지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이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는 이
교회의 원통 속에서 
빨래 돌리듯 맴돌고
세제를 넣어 
세례를 퍼부으면 
마음 한구석 낀 땟물
모두 토해낼까
표백제 같은 설교에 먹혀
차츰 희게 된다면 
인생의 빨래는 끝나
사회의 양지에서 
펄럭여도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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