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나는 흐른다

호당의 작품들 2011. 3. 15. 13:06


나는 흐른다
호 당  2011.3.15
흐른다는 것은 
고목의 나뭇잎이
강물에 떠서 
바다로 가는 것이다
흐른다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라
세월을 하나씩 
엮어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젊은 모습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이다
흐른다는 것은 
낯선 이름을 외우고
익숙한 이름을 하나씩
잊어버리고
관계를 맺기도 하고
끈을 놓쳐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흐른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 
끝내는 
바다에 이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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