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하룻밤

호당의 작품들 2011. 4. 25. 07:36


하룻밤
호 당  2011.4.25
때로는
싸구려 여관에서부터 호텔까지
하룻밤 몸을 저당 잡힐 곳
생을 이으려는 비루한 삶으로
돌멩이처럼 굳어버린 양심이
뻔뻔스러워졌다
거울에 비치는 벌거벗은 양심
위선의 가성으로 위선의 향기로
위선의 일회용 면도기로 
고분고분 길들어야 할 
욕망의 도구로 움직여야 할 
어두운 시간
나의 가면은 어두운 시간만 아니다
하얀 시간에는 그럴 듯 
암캐의 사향을 뿌리지만 
속은 곪아 터지려는 수렁
붉은 등 빛이 숫돌을 달구도록 꾀이고
등줄기로 흘러 골짜기로 스며드는 
쾌락의 짧은 시간을 나는 불감증의 환자
비누 같은 닳아가는 몸뚱이
나에 묻은 비릿한 찌꺼기를
화장실에 털어버리고
배추이파리 가슴에 품고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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