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호 당 2011.4.25
때로는
싸구려 여관에서부터 호텔까지
하룻밤 몸을 저당 잡힐 곳
생을 이으려는 비루한 삶으로
돌멩이처럼 굳어버린 양심이
뻔뻔스러워졌다
거울에 비치는 벌거벗은 양심
위선의 가성으로 위선의 향기로
위선의 일회용 면도기로
고분고분 길들어야 할
욕망의 도구로 움직여야 할
어두운 시간
나의 가면은 어두운 시간만 아니다
하얀 시간에는 그럴 듯
암캐의 사향을 뿌리지만
속은 곪아 터지려는 수렁
붉은 등 빛이 숫돌을 달구도록 꾀이고
등줄기로 흘러 골짜기로 스며드는
쾌락의 짧은 시간을 나는 불감증의 환자
비누 같은 닳아가는 몸뚱이
나에 묻은 비릿한 찌꺼기를
화장실에 털어버리고
배추이파리 가슴에 품고 총총.
|
'자작글-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다리 가랑이 (0) | 2011.04.27 |
---|---|
함지노인복지관 개관 (0) | 2011.04.27 |
도시의 매연을 떨치려 (0) | 2011.04.22 |
백제 문화단지를 찾아 (0) | 2011.04.22 |
싹틔우기 (0) | 2011.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