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호 당 2011.5.18
1000여 세대의 아파트
커다란 벌집이다
날마다 벌들이 드나들며
먹이를 머금고 날아든다
애벌레도 갓 태어난 벌들도
용케도 자기 구멍을
한 번도 헛 찾는 법이 없다
커다란 하모니커다
각기 구멍마다
뽑아내는 음색이 다르다
연대하면 멋진 화음이 되고
마찰하면
불협화음이 나온다
거대한 닭장이다
복합식 닭장
계란을 낳는 닭장
병아리를 기루는 닭장
폐기물을 쏟아내는 닭장
웃음을 쏟는 닭장
삶의 집합소
삶의 공동체이면서
개인주의가 두드러진
근대문명의 한 귀퉁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