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가 나오지 않는다

인보 2011. 6. 1. 12:09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가 
나오지 않는다  
호 당 2011.6.1
연한 새싹이 벌써
굳어버렸는데
구시대의 빗장을 풀고
지나온 
자갈밭 쓸어버리고
굳은 밭 갈아엎어
사랑한다는 말의 메아리를 
심어 꽃피우리
단단하게 굳은 껍질을 
벗지 못하고
한 세대 뒤진다 해도 
그 껍질 안은 
사랑의 단물로 가득하오
사랑한다는 말은
워낙 내보이기 쑥스러워
목구멍까지만 맴돌다 
삼켜버린답니다
아니
그 말이 입 밖에서는
이방의 세계가 
낯설어서입니다
당신과의 피운 꽃이 
홀로 서서 아름다움을 
떨치고 있으니
이제는
속으로 키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가을 나무 열매로 
붉게 영글어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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