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혈압150에 80

인보 2011. 7. 28. 10:11


      혈압 150에 80 호 당 2011.7.27 정기검진을 받으려 병원에 들기 전에 도서관에 들렀다 잠시 로비 lobby에서 TV 화면을 응시했다 불볕더위의 계절에 접어든 한반도가 질퍽한 시간과 화끈거리는 시간에 갈려 물컹한 황토는 맥없이 힘줄 끊겨 콩죽 쏟아 붓듯이 내려앉아 덮쳐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 화면을 TV에서 보고 이럴 수가. 비통한 가슴이 치밀어 하수가 역류하는 것 같다 내 뱃속 밑바닥에서 황토물이 꿈틀대는 고무관을 통해 역류하여 자꾸 구역질했다 벌겋게 벗어놓고 화끈거리는 입술들이 와글거린다 소란의 사각지대도 아닌 데 말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내 입술도 달아오르고 있었으니 아마도 거슬리는 애송이의 입방아에 눈총과 화면이 겹쳤기 때문일는지 아무튼 구겨놓은 마음은 산등성이로 오르고 있었다 곧바로 의사 앞에 앉았다 별 이상은 없는데 혈압이 150에 80이라 평소는 그렇지 않았는데 섭씨 35도의 외부 조건은 고려 없이 주의만 처방해 주었다 갑자기 화산이 폭발한 느낌이다. 등줄기가 조이고 등으로 화산재가 스멀스멀 흘러내리는 것 같다 밖을 뛰쳐나오니 하늘이 붉은 눈동자로 막 쏘아부쳤다 머리통에 불덩이 한 점이 화끈거리는 시간을 지속시키고 수은주는 자꾸 올라갔다 진정하라 했지 은행 로비 대기 의자에서 서늘한 시간을 쬐는 동안 시계불알은 오므라들고 끓던 물이 식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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