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내 시각을 덧칠할 무딘 청각

인보 2011. 9. 7. 22:54

 

      내 시각을 덧칠할 무딘 청각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영대 법대 교수 박홍규 호 당 2011.9.7 강의실 한 점을 차지했다 산울림같이 들린다 한 번 뱉은 말(소리)이 문종이에 퍼져버려 초점을 주워담을 수 없구나 귀 쫑긋 안테나를 새워도 잘 잡히지 않은 음파 낱낱이 흩어진 조각을 주워 모아 맞춰보아도 형상화할 수 없구나 내 집음기가 낡아서일까 왜 나는 웃지 않을까 거기 새파란 여인들이 귀를 날카롭게 세우고 유머 humor 일갈에 까르르 웃는 그들과 나는 그 강 江의 어귀까지 다다른 거리의 차이일까 다만 영상에 박힌 자막만은 거리가 같을 뿐이다 때로는 천둥소리에 놀라 한 음정 높였으나 곧 흐려지고 말았다 그래도 새파란 꽃대를 꼿꼿이 쳐들고 있었는데 무엇인가를 붙잡아 가슴에 담았을까 내 불확실한 시간을 이끈 것은 흐린 시각과 무딘 청각으로 흑백영화 시사회에 참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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