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이 바람 들고 있다
호 당 2011.10.2
지구촌에 살면서 울타리를 헐어
사립문을 열고부터 왕래는
개울 건너기보다 쉬워졌다
그리하여
피부색이 엉키고 퇴색하고
새로운 색깔에 생겨나고
말의 껍질이 벗겨
속내를 알아내고
네 생각과 내 생각이 비틀리고
때로는 녹아 어울리고 했다
우리의 든든했던 기둥뿌리는
흔들리다 곰팡이가 슬고
주춧돌은 바람에
푸석푸석해진다
사계절이 뚜렷한 내 땅에도
햇볕의 세기와 시간은 변해간다
굳었던 지구촌이
말랑말랑해지고 있다
그래
자연은 그대로 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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