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소먹이기

인보 2011. 10. 12. 17:59

      소먹이기 호 당 2011.10.12 나 어릴 때 송아지와 같이 커갔다 나를 닮아 식욕이 왕성하다 소먹이로 들판 밭둑 논둑 근처에 가면 눈 돌리는 사이 농작물을 해친다 내 앞에 맛있는 밥상보고 침 흘리지 않을까 주인 몰래 한 술 입에 넣고 싶은 심정 아무리 짐승이라도 욕망은 같다 한창 커가는 그때 무쇤들 녹일 듯한 식욕 같이 겸상한 형의 밥그릇을 넘보는 심정이 식성 좋은 소와 다르랴 고삐를 끌어당기고 회초리로 다스렸던 송아지와 나는 같이 커갔다 항상 뒷주머니에서 내 욕망의 빈 곳을 채워 주려 풀밭으로 이끌어주신 어머니 지금 소도 어머니도 추억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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