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소나무 깨두기

인보 2011. 10. 17. 13:56

      소나무 깨두기 호 당 2011.10.14 그는 요양원에 있다 안락한 하루를 대접해도 꺼무스름하게 썩어가는 깨두기* 가 된다 푸른 소나무 적 나는 새를 품고 솔씨를 흩날리고 푸름을 펼쳤던 것을 싹둑 잘려 깨두기가 됐다 수 십 년이 흘러버려 깨두기의 속성으로 물컹 물컹 숙성하고 있는 중 모든 것을 부려놓고 기억도 생각도 지우고 자의에 의한 식욕이 타의에 맡긴다 발로 툭 차면 푹석 쓰러져버릴 듯한 깨두기 출발의 두근거림이 사리진 요양원에서 검은 신호를 기다리는 깨두기. 주:깨두기-나무를 베고 난 그루터기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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