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호 당 2011.10.26
그곳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논밭은 가득했었다
햇살 가득한 들판에
백발 흩날리다
허리 펴고 후유
땡볕 쐐기 싫어 떠난 이곳
조상이 물려준 땅
백발이 지킨다
파란 것은 파란 것끼리
네온사인 불에 모여들어
밥풀 팔 것 없어도
벼 포기에 거름주기 싫다니까
흙 묻은 손이 싫거든
힘 부친 내 근력
힘껏 쏟아 부었지
땅은 정직했어
내 정력만큼
듬뿍 무게 실어주지 않았어
중간 숙주들만 챙겼지
힘겨운 농촌에
새빨간 피 수혈해서
보람 가득 찬 농촌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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