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에 붙여
호 당
한해의 화폭이 다 매웠다
내가 걸어오면서 채색한 것이 마무리하게
되었다
혹시라도 보잘것없게 비칠지라도
모두
내가 밟아 이룩한 그림이다
그 그림을 그리려 많은 화살을 쏘았다
적중한 화살이든 빗나간 화살이든 내가
행한 것이다
다만
빗나간 화살이 남에게 상처를 내지
않았다면 편안한 숨을 쉬겠지만
어쩌면
자기만 다니는 길을 닦았다고 비난하지
말아다오
분주히 쏘다닌 발자국마다 추억이 고였으니
이제 떠나보내며 훗날 펼쳐 보리라
새해는 더 멋진 그림 그리려 적중의 화살만
날리도록 노력하겠다
내 사랑과 내 생활과 내 혼이 깃든 화폭을
추억의 창고에 보관하고 후일 생활의
웃거름으로 펼쳐보리라
잘 가라 신묘년(2011)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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