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강이 풀린다
호 당 2011.12.28
긴 세월
우리말은 꽁꽁 얼어붙었다
흘러온 세월만큼
말의 억양도 변질하여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흑과 백
같은 땅 같은 산허리에
뿌리박은
쑥이랑 달래랑 냉이들이
고개 빳빳이 쳐들고
독을 품는가 하면
부드럽고 유순하여
단맛을 품기도 한다
동토에 햇살 짙어 녹아내리고
언 강물도 풀리는 듯하다
굳은 억양이 부드러워진다
떫은 감이 침수하여
단감으로 녹으려 한다
언 강이 풀리려 한다
품은 원한도 없다
막 녹아내리기만 하면 된다
대동강물이 훈풍에 풀려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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