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언 강이 풀린다

인보 2011. 12. 28. 17:17

        언 강이 풀린다 호 당 2011.12.28 긴 세월 우리말은 꽁꽁 얼어붙었다 흘러온 세월만큼 말의 억양도 변질하여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흑과 백 같은 땅 같은 산허리에 뿌리박은 쑥이랑 달래랑 냉이들이 고개 빳빳이 쳐들고 독을 품는가 하면 부드럽고 유순하여 단맛을 품기도 한다 동토에 햇살 짙어 녹아내리고 언 강물도 풀리는 듯하다 굳은 억양이 부드러워진다 떫은 감이 침수하여 단감으로 녹으려 한다 언 강이 풀리려 한다 품은 원한도 없다 막 녹아내리기만 하면 된다 대동강물이 훈풍에 풀려 흐른다.
        
        

     

    '자작글-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해는  (0) 2011.12.31
    겨울 강  (0) 2011.12.28
    고로쇠나무  (0) 2011.12.27
    문자의 숲  (0) 2011.12.27
    개기월식  (0) 201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