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서릿발을 걷다 호 당 2012.1.5 겉으로는 환한 달빛 내리지만 그 아래는 싸늘한 서릿발이 서린다 성숙한 갈대를 맥없다 하지 말라 새파란 이파리 날리고 제 몸값 떨치고 지금 세월을 삭이고 있는데 가만두질 못하고 교활한 여우같이 말장난으로 싫증 나버리게 한다 서릿발을 밟고 묵묵히 걸었지만 언제까지 그 길 밟고 가야 하나 절 탓하지 말고 발길 옮기면 된다 하나 그저 망설인다 그만 고개 쳐들지 말고 침묵에만 갈 것인가 서릿발 비켜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