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자존심

인보 2012. 1. 3. 15:43


자존심

호 당 2012.1.3 양파 속살 하얗게 가꾸려 껍질을 단단히 감싸고 지금까지 버텼다 어디로 간들 둥글고 모양 좋은 양파로 보이고 싶어 몸조심했다 나를 떠받고 올라오는 덜 익은 양파에도 좋게 지내려 미소 잃지 않았다 양파 까듯 시간의 껍질을 까고 들어가면 회전의자가 딱 버티고 나를 잡아준다 그러나 자존심의 껍질을 한 꺼풀이라도 벗기면 금방 멍든다 조립대가 바삭거리는 것은 자기존재를 알리는 것이지만 나의 바삭거림은 나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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