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호 당 2012.1.3
양파 속살 하얗게 가꾸려
껍질을 단단히 감싸고
지금까지 버텼다
어디로 간들
둥글고 모양 좋은 양파로
보이고 싶어 몸조심했다
나를 떠받고 올라오는
덜 익은 양파에도
좋게 지내려
미소 잃지 않았다
양파 까듯 시간의 껍질을
까고 들어가면
회전의자가 딱 버티고
나를 잡아준다
그러나
자존심의 껍질을
한 꺼풀이라도 벗기면
금방 멍든다
조립대가 바삭거리는 것은
자기존재를 알리는 것이지만
나의 바삭거림은
나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