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주머니를 넘보고
-시를 통해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의 강의 제목
호 당 2012.1.11
시어 주머니를
헐어 쏟아 낼 줄 알고
허겁지겁 자리 잡았다
목말라
시원한 물 한 모금 얻고
내 시어에 색칠하고 싶어
그의 시어 주머니를 넘보았다
희미한 등잔불에서 발하는
시어들
낮게 깔리고
무딘 안테나로는 잡히지도
증폭하기도 힘들었다
난청지대에서
찌그러진 시어를 모으려
애썼지만 모은 것도
다 빠져나갔다
속 알갱이는 흘리고
갈증의 시간만 흘렀다
시어를 통해 그대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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