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
호 당 2012.2.4
그와 헤어진 후 각기
궤도를 돌았으나 같은 선상의
선반에 앉기는 어려웠다
항상 어긋나고
향기만 뿜었지만 닿지 못했다
그의 빛은 약지의 언덕을
비추었고 때로는 먹구름이
훼방을 놓기도 했었지만
주기적인 변화는 되풀이했다
강력한 지구의 마력은
오늘 이 시각에 덮쳐
완전히 끌어안았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캄캄한 밤 어둠의 골목에서
해후를 풀었지만
시간의 재촉에 잘 가라 그리고
창창한 빛 발하라 당부했다
또 지금과 같은 선반에 놓일까
지구를 벗어난 달빛이
한 층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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