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여름 호박 덩굴

인보 2012. 7. 23. 18:22

      여름 호박 덩굴 호 당 2012.7.23 풀잎이 눈뜨는 새벽은 이슬 머금어 호박 덩굴은 빳빳하다 열기처럼 팽창한 기류에 열대야까지 겹쳐 땀 세례를 받아도 냉 껍질로 식히면 된다고 한다 달구어 놓은 땅껍질을 떠들고 일어나는 떡잎들이 요동치는데 우리만 가만있을 수 없잖아 떠나자 싱싱한 이파리들이야 못다 한 욕망의 편린片鱗 같은 것을 번쩍거리면 되지만 호박 덩굴은 열 받으면 금방 기죽어버리지 얽히고설킨 칡덩굴 같은 이들이야 못다 한 사랑과 욕망을 펼치고 싶지만 축 처진 호박잎은 온전히 가누지 못하면서 감히 마음 꺼내 보일 수 없잖아 호박 덩굴은 새벽이나 빳빳하지 맥 못 출 것인데 의욕마저 시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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